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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하동지역 말 이야기(6)

작성자
김회룡
작성일
2026-03-04
조회
42

매(=메똥=메똥구리=매뜽) : 묘

갑 : 어지가 처서(處暑)재?

을 : 하아! 처서지. 와? 처서에 뭔일 있나?

갑 : 무신일은. 벌초때매 그렇지. 처서가 지내야 인자 더부도 한불 꺽이고

      아적 저닉으로 바람도 인자 선선허이 그런기거등. 처서 지내모 모구

      새끼 입도 삐뚤어진다 안쿠던가배. 이맘때가 되모 인자 풀도 안지르

      거등. 그렁깨 이때부텀 인자 시일실 웃대 조상님 매도 벌초를 해야허는

      기라. 요새야 뭐 예취기가 있인깨 매 한상구 벌초 허믄 금방 마치삔다

      만서도 자네도 알다시피 이전에는 낫으로 일일이 베야 된깨는 한상구

      벌초헐라모 하리 젱일 걸린께는 얼매나 심이 들었것내. 거어다가 요새

      매이로 고조부 징조부 할배 할매 매를 오디 한곳에 씨던가. 그기 아이더

      라 아인가배. 어떤 매는 저 상구 멀리 떨이져 있어가꼬 버스를 타고 가

      는 디도 있고 어떤 매는 찾아 갈라모 길도 엄꼬 가다보모 벌집도 쌔애빘

      고 그래서 여간 힘든기 아이라니까내. 우리도 징조부 매는 저 정안봉 까

      끔에 있어가꼬 거까지 걸어가다 심이 다빠진다. 요새야 농협이나 산림

      조합서 전화만 한통 허모 뭐 벌초도 대행 해 주대. 우리집도 내년부터는

      그리 헐라꼬 형지들끼리 합의를 봤다. 와그런고허모 벌초허로 오니 안

      오니 형지들끼리 쌈이 나 가꼬는 사이가 나빠지서 추석때 오니 안오니

      허는 일도 쌔자빠져서 그런기라. 그런깨는 자꾸 형지들끼리 볼 일이 엄

      는기고 그러대. 세상이 그리 변해가모 변해가는 대로 따라야지 우짜끼

      고. 자석들 시인대로 허는 기지.

을 : 자네 말이 듣고보이 에나 다 맞는 말이다. 우리집은 문중서 가족 평장

      (平葬)을 해삐서 벌초 크기 걱정 안해서 좋다. 벌초때 벌 조심허고 예취

      기 조심허고 그래라. 우리 친구는 벌초허다가 집에 키우는 강세이가

     옆에 있는거도 모리고 고마 그리 해삣다더라.

가차바지몬(=개죽어지믄) : 가까워지면

우리 에릴적엔 추석이 가차바지몬 동네 어르신들이 어불러가꼬 산데미만헌 돼지 한 마리를 잡는기라. 그러모 뭐 그날은 동네 잔칫날허고 똑 같다 보모되. 아아나 어른이나 잡는 거 귀경허고 한모타리라도 얻어 무끼라고 난리도 아이였능기라. 큰 도치로 한 방 돼지 대갈통을 쎄리모 돼지가 내 죽것따꼬 피를 철철 헐림시로 요래조래 도망을 대이다가 결국엔 잽히 가꼬는 한 두어방 더 대갈통을 뚜딜 맞으모 좀 있따아 팩 죽어 삐는기라. 돼지 잡기전애 먼지 큰 솥애다아 물을 펄펄 낄이거등. 돼지가 죽어모 돼지털도 베끼야허고 고기도 푹 삶아야헌깨 그렁기라. 인자 거 펄펄 낄이논 떠신물로 터럭 베끼고 칼질 잘 허시는 상촌아재가 장만을 해가꼬 앞다리고 뒷다리고 칼로 짤라가꼬 새끼줄로 뭉꺼서 달아매고 나모 인자 그걸 갈라묵기허는기라. 발목때기는 몬지 아놓고 젖이 잘 안나오다는 메느리가 있는 갈사아지매가 고아서 약허끼라고 챙기가고, 창수는 뒤비까서 똥 들내고 깨끔꾸로 장만해 가꼬는 솥에다아 푹 삶아 건지노믄 인자 어른들이 잘 이갠 디장 볼라가꼬 술안주로 찍어 묵음시로 침 질질 흘리고 채리보는 에린 우리들도 항개썩 믹이주고 그랬능기라. 에나 그 맛은 시방도 몬 이자삐는 맛이었다마는.. 장만헌 살케기도 아문 사램이나 가가고로 가리는기 아이라. 뒷다리는 돈냥이나 있는 면장허신 술상아재집서 몬첨 챙기고 나믄 인자 나무지기를 갖고 또 가리는 기라. 좀 났다 시푼 집은 몬지 두 서근, 그리 안허는 집은 또 한근이나 반근, 이리 가리서 갈라 묵는기라. 우리집도 우리 아부지가 보도시 한근인가 한근 반인가 아매 샀는갑서. 아부지가 사오신걸 울 어매가 잘잘허구로 썰어 옇코 물은 마이 붓고 콩지름허고 무시허고 묵은 짐치겉은 거십을 항거석 여어서 낄이모 인자 또 그나마 살점이나 붙은거는 몬지 할배허고 할매허고 아부지꺼를 떠 줌시로 건지 여삐고 나모 내허고 내 우에 누야 둘허고 세이 둘은 국그륵에 비지덩거리나 동동 떠 댕기고 괴기 건디이는 눈을 뒤비까고 치다봐도 업는기라. 그러다가 어른들 상 물루는거 봐 감시로 서루 무굴라꼬 박이 터졌던 때가 그리 먼 시절도 아인디, 요새는 머 어딜가나 쌔고쌔자빠진기 돼지괴기 아인가배. 에나 사람 주디 맹키로 간사시러븐것도 엄는기라. 괴기 맛도 모리고 살던 주디가 인자 몬 묵고 업시 살던 한풀이라고 허자는 건지 까탈을 다 지이고 어디 뭐가 맛이 있꼬 별나다 테리비서 떠들고 난 날은 그집 문턱이 닳아지개 우우허고 몰리 댕기고......참 시상 좋아 진기라.

주묵띠 만썩허니 : 주먹만큼 크게

올해는 해거리를 않해서 그런지 대봉감이 주묵띠 만썩허니 마이 달리서 제값을 받으낀가 아매도 모리것따. 소싯적에는 가실에 이우지 감낭구는 감이 상구 마이 달리는디 우리집만 감만 잘 안달리가꼬 어매한테 내가 물어봤다 아이가. 울 어매가 감낭구가 해거리 헌다꼬 그러시대. 감낭구도 산 목심이라 작년에 뿌링이가 너무 심을 마이 써삐가꼬 금년에는 꽃이고 열매도 잘 안달리고 뿌링이가 심을 키우는 중이라 해삼시로 감낭구가 해거리 헐 적엔 우우를 치다보지 말고 발 알로 지다봐야 허는 벱이라고 말씀을 허시대. 그래가꼬는 내가 또 에린 마음에 가실이 다 갈때꺼지 우우도 안 치다보고 땅밑으로 뿌링이가 들으라꼬 낭구 밑으로 엎드리가꼬 ‘우리집 감낭구야 심내라. 땅심아 니도 심내라’ 험시로 이우지 영숙이 주구집서 그 소릴 몬들을 맨큼 소릴 내가 치곤 했능기라. 저 다무락 우게로 달린 감을 본깨내 돌아가신 울 어매가 허신 말씸이 생각이 난다. 무러허싯능고 쿠모 ‘꽃허고 열매를 볼라모 몬저 허리를 굽히가꼬 땅심허고 뿌링이를 잘 살피야 허는기라 알았재?’

터폴다 : 동생이 생기다

동네아지매 : 희철아! 니 터 오이다 폴았내?

희철이 : 내예? 고치밭에예. 와예?

동네아지매 : 아이구, 누 옴마가 니 동생 머시마를 밴넌갑다

후차내다(=호차내다) : 내쫓다

민드리장날 양보가는 버스간에서 운전사가 장보고 가는 할매들이 한 분 한 분 탈적마다 몇 마리썩 달라붙는 포리를 후차 낼라꼬 포리채를 휘두르자 보다못한 할매들께서 말씀들을 허신다.

“아이 기사양반, 고마 나뚜소. 포리새끼들도 다 민드리자아 장 보고 가는 갑소.” 운전사가 이에 질세라 고새 대꾸를 헌다. “할매들이 다 버스 타실때는 데불고 타싯다가 실실 띠 놓고 내리신깨내 죽것구마예. 요 앞번 장날 것도 아즉 다 몬잡고 있십니더. 한번 잘 보시모 아매 집에 포리도 있일낌니더. 낯이 익다 시푼놈이 있이모 마 인사나 서로 허시이소.” “아이고 기사양반도 생긴건 그리 안생깄구마 우시개 소리를 에북 잘 허요. 가마이 본께내 기사 양반 등더리가 포리새끼들 헌티는 아랫목 인갑구마는. 우리 매이로 나만 할마이들이야 손님이래서 기사 양반 식구들을 오찌 하나 하나 알것소?” 그렇게 완행버스는 안심정류소를 지나 꽁매를 지나 명교삼거리를 지나 양보쪽으로 정겹게 지나고 있었다.

제우시 : 겨우

“자네가 아매 집이 옥종 후평이재? 그러모 쥐들이라고 알랑가 모리것내?”

“들어는 봤는데 뭣때매 그리 부리는고는 잘 모리것구마예.”

“흐흐, 내가 겔차주깨. 누구 동네 뒤에 니도 알다시피 거어 널따란 들판있재. 거기를 뒷들이라 카거등, 인날에는 그리 안부리고 쥐들이라 캣다캐. 아매도 모냥이 풍수지리상 쥐가 들판에 뛰이내리오는 그런 모냥이래서 그렇다카능갑서. 또 그 쥐들 앞에 있는 산에 보모 큰 바구가 항개 있있는디 그 모냥이 괴앵이가 쥐를 딱 쫑구고 앉아있는 모냥허고 마이 타갰다캐서 괴앵이 바구라고도 헌다쿠대. 그런깨내 요놈의 쥐가 들판에 뭐 무울끼 있능가 시퍼 내리오는 걸 괴앵이가 목을 떡 괴고 있는 모냥이래서 동네가 풀때죽도 제우시 낄이물 정도로 억수로 가난했다카는기라. 근디 일제때 일본놈들이 큰 질을 딲음시로 괴앵이 바구를 싹 뿌사삐리 가꼬 석재로 써삣다카는기라. 그래서 그런가는 몰라도 괴앵이바구가 쪼가리가 되삐고 난께는 질 닦는 공사를 험시로 인부들이 다치기도 허고 마이 죽어 나자빠지는기라. 아이 근대 글씨 희안허구로 그 뒤부터서는 후평마을에 기운이 돌아와서 시방은 싹다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약이 전해온다 이 말이지.”

노나마시던 : 나눠마시던

아요 함보래! 하동역이 큰 집을 지이서 이사를 간다쿠내. 자네 알다시피 멀리 가삐는거는 아이고, 거 머이고 화산마을 앞에 찌갠헌 역사(驛舍)를 내삐리고, 역전다방도 내삐리고, 화산슈퍼 풀라스틱 의자에 찰박히 앉아가꼬 메르치나 쥐포 안주 나뚜고 탁배기나 쐬주 한잔 노나마시던 구석지 그 좁은디를 내삐리고, 요앞 너뱅이들 건내 만리장성매이로 질쭉허이 둑을 쌓아논 억수로 좋은 디로 간다쿠내.

뭐 가는기야 어쩔 방도가 니나내나 엄따만서도, 갈 때 가더라도 사월 초순 붉은 기차가 벚꽃터널 뚫고 나올 때 비 매이로 눈 매이로 억수로 쏟아지 내리던 꽃가루도 가꼬 갔이모 시푸다. 또 그 꽃비 함 맞아 보끼라고 대교 너매 남해서 완행뻐스타고 왔다쿠는 처니의 젖인 가심도 가꼬가고, 또 진주가는 비둘기 완행열차 안놓치끼라고 숨이차구로 달음박질 해오던 통학생들의 낡은 베신도 가꼬 가고, 거어다가 전라도허고 갱상도를 요이조리 가로지리는 섬진강 철교 우우서 개선장군 매이로 울리건 기적소리도 가아갈깨 항구내 가꼬가고.

허난 다른 것 싹다 놔뚜고 가삐더라도 기차가 떠나삔 뒤에 까만 점매이로 사라지가삐는 레일에 귀를 뽀짝붙이서 대고 듣던 아련헌 소리 에나 이것 맨큼은 꼭 가꼬갔이모 시푸다.

※ 원작시 : 조문환 시인의 “하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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